밤새워 열심히 쓴 회계학 논문, 혹시 나도 모르는 연구 윤리 위반으로 게재 불가 판정을 받으면 어떡하지?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회계학 석사나 박사 과정을 밟고 있거나, 한국공인회계사회(KICPA) 또는 한국세무사회(KACPTA) 소속으로 실무와 연구를 병행하는 전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겁니다. 특히 국내 최고 권위의 학술단체인 한국회계학회 학술대회 발표나 KCI 등재지인 ‘회계학연구’에 논문 투고를 준비한다면 연구윤리 규정을 숙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규정 때문에 지레 겁먹고 계셨나요? 더 이상 걱정하지 마세요. 딱 3가지 핵심 가이드라인만 기억하면 여러분의 소중한 연구 결과물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한국회계학회 연구 윤리 핵심 요약
- 첫째, 연구의 독창성 확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결과물을 출처 표기 없이 사용하는 표절은 물론, 자신의 이전 연구를 그대로 가져오는 중복 게재도 엄격히 금지됩니다.
- 둘째, 연구 과정의 정직성입니다.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만들거나 왜곡하는 행위는 연구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부정행위로 간주됩니다.
- 셋째, 이해상충 관계의 투명한 공개입니다. 연구비 지원이나 개인적인 관계 등 연구의 객관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사항은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연구의 첫 단추 독창성과 저자의 책임
모든 학술 연구의 시작은 독창성에서 비롯됩니다. 한국회계학회는 연구자가 수행하는 모든 연구 활동에서 정직성과 진실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재무회계, 관리회계, 세무회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회계학 연구에 적용되는 대원칙입니다.
표절과 중복 게재는 절대 금물
표절은 타인의 아이디어나 연구 내용을 출처 표시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문헌연구(literature review) 과정에서 다른 논문의 문장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아이디어를 차용하면서 인용 표시를 누락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자신이 이전에 발표했던 연구와 상당 부분 동일한 내용으로 새로운 논문을 작성하여 투고하는 ‘중복 게재’ 또는 ‘자기 표절’ 역시 엄격히 금지됩니다. ‘회계학연구’나 다른 유수의 회계저널(accounting journal)에 논문투고 시, 투고규정에는 항상 이 내용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연구의 기초가 되는 회계원리처럼, 독창성은 연구의 기본 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데이터 위조와 변조의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계량분석이나 통계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회계학 연구에서 데이터의 신뢰성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설을 지지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를 만들거나(위조), 특정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수정하여(변조) 연구 결과를 왜곡하는 것은 연구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특히 이익조정(earnings management)이나 회계부정(accounting fraud)과 같이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 연구자는 더욱 엄격한 잣대로 데이터의 무결성을 지켜야 합니다. 이는 회계정보의 품질과 회계투명성을 높이고자 하는 회계학의 근본적인 목표와도 직결됩니다. AIS(회계정보시스템)나 빅데이터회계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그만큼 데이터 윤리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됩니다.
정당한 저자의 자격
논문의 저자는 연구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사람에게만 주어져야 합니다. 연구 아이디어 구상, 연구 설계, 데이터 분석, 논문 작성 등 핵심적인 과정에 지적으로 공헌한 사람이 저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했거나, 행정적인 도움을 주었거나, 소속 기관의 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저자 자격을 부여해서는 안 됩니다. 아래 표는 저자 자격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기여 내용 | 저자 자격 인정 여부 |
|---|---|
| 연구 주제 선정 및 연구 방법론 설계 | 인정 |
| 핵심 데이터 수집 및 계량분석 수행 | 인정 |
| 논문 초고 작성 및 핵심 내용 수정 | 인정 |
| 연구비 수주 또는 연구실 총괄 | 불인정 (감사의 글에 명시) |
| 단순 오탈자 교정 및 영문 교열 | 불인정 (감사의 글에 명시) |
공정한 심사 절차와 편집위원회의 역할
훌륭한 학술지는 우수한 연구자들의 논문 투고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체계적인 논문심사 시스템을 통해 완성됩니다. 한국회계학회는 투고된 모든 논문이 저자의 명성이나 소속 기관에 관계없이 오직 연구의 질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엄격한 심사 절차를 운영합니다.
심사위원의 객관성과 비밀유지 의무
편집위원회는 투고된 논문과 가장 적합한 분야의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합니다. 심사위원은 자신의 학문적 소신에 따라 논문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며, 저자에 대한 개인적인 친분이나 비판적인 감정을 배제해야 합니다. 또한, 심사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은 논문이 출판되기 전까지 외부에 유출해서는 안 되는 비밀유지 의무를 가집니다. 이는 KCI, SCOPUS, SSCI 등급의 국제적인 학술지가 공통으로 채택하고 있는 중요한 윤리 규정입니다.
투고자를 위한 공정하고 신속한 피드백
연구자에게 심사 과정은 피 말리는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한국회계학회는 투고자가 불필요하게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신속한 심사를 지향합니다. 심사위원들은 논문의 장점과 함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설령 게재 불가 판정을 받더라도 연구자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회계학 교육과 학문 후속 세대 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투명한 이해상충 관계 공개
연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는 잠재적인 이해상충 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해상충이란 연구자의 재정적 또는 개인적 관계가 연구 결과의 해석 및 발표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연구비 지원과 재정적 관계
특정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면, 이 사실을 논문에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의 ESG회계 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해당 기업으로부터 자문료나 연구비를 받았다면, 독자들은 그 관계를 인지한 상태에서 연구 결과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회계감리나 세무조사처럼 독립성이 중요한 분야의 연구에서 더욱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개인적 신념과 소속 기관의 영향
재정적 관계뿐만 아니라, 특정 회계기준(예 IFRS, GAAP)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나, 특정 기업과의 긴밀한 산학협력 관계 등도 연구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서 특정 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할 때 잠재적 이해상충 관계를 밝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투명한 공개는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연구자로서의 정직성을 보여주어 신뢰를 높이는 길입니다. 한국회계학회의 회계윤리강령은 모든 회원이 이러한 투명성의 원칙을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